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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팔루자(Fallujah)의 도시구조
미 해병대 3대대 5중대 예하의 분대들이 투입된 팔루자의 도시구조는 상당히 불규칙적이었다.
일반적인 도시와는 다르게 거주지역과 상권지역이 구분되어 있지 않고 혼재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팔루자의 가옥들은 두꺼운 회반죽 벽돌로 만들어졌고, 블록 단위로 밀집되어 있어서 대부분의 가옥들이 붙어 있거나 앞뒤로 촘촘히 인접해있었다. 또한 블록과 블록 사이의 도로는 비좁았고, 대부분 주변의 벽들로 에워싸여져 있었다.
ㅇ팔루자의 건물구조
팔루자의 건물구조는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었다.
대부분의 가옥들은 울타리가 쳐진 앞마당이 있었고, 가옥 지붕과 1층의 넓은 창문에서 앞마당을 감제할 수 있었다.
특이한 점은 모든 창문은 유리창이 없었고, 대신 블라인드로 가려져 있어서 외부에서 가옥 내부에 대한 관측이 제한되었다.
울타리에는 철재나 목재로 된 현관문이 있었고, 가옥 외부에는 내부로 진입할 수 있는 정면, 부엌, 측방 또는 후방 출입구가 있었으며, 이것들의 바깥쪽과 안쪽에는 대부분 2∼3개의 잠금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다. 가옥 내부에도 방마다 잠금장치가 있는 문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현관문, 출입문, 방문들은 잠겨있었기 때문에 진입 시 다양한 개척 노력이 필요했다.
현관문은 두 개의 문이 달린 작은 방과 연결되어 있고, 이 두 개의 문은 바로 옆의 거실로 통했다.
거실 끝은 중앙 복도와 연결되어 있었고, 중앙 복도 좌·우측에는 여러 용도의 방들이 있었다.
중앙 복도에는 2층으로 올라 갈 수 있는 계단이 있었고, 2층에는 작은 방들과 옥상으로 나가는 출구가 있었다. 2층 옥상에는 3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옥외 계단이 있었다.
ㅇ 팔루자의 도시·건물구조가 근접전투에 미친 영향
가. 팔루자는 가옥, 가구점, 정육점 등 다양한 건물들이 혼재되어 있었기 때문에 해병 분대들은 정형화된 근접전투기술을 적용할 수 없었다.
이들은 파병 전 교육에서 일반적인 가옥에서의 근접전투기술만을 숙달했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건물에 적응할 때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나. 건물들은 대부분 두꺼운 회반죽 벽돌로 지어졌기 때문에 소화기나 세열수류탄 파편이 관통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해병 분대들은 모든 가옥과 방들을 샅샅이 수색하여 소탕해야하는 소요는 증가되었다.
다. 빽빽한 블록과 촘촘한 가옥들은 해병 분대들의 분산운용을 강요했고, 이로 인해 분대 또는 전투원간 기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사격과 기동, 은·엄폐 및 소산, 관측 및 보고, 전투대형 유지 및 전환 등 근접전투기술이 제대로 발휘될 수가 없었다.
이런 경우, 당연히 지형의 이점을 가진 적이 조우전을 포함한 모든 근접전투에서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
라. 해병 분대가 건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앞마당을 통과해야 했다.
이때 이들의 접근은 가옥의 1, 2, 3층에서 감제가 가능했다. 하지만 가옥의 창문은 대부분 블라인드로 가려져 있기 때문에 아군은 외부에서 내부를 쉽게 관측할 수 없었던 반면, 적은 소화기 한 정으로도 아군을 쉽게 거부할 수 있었다.
마. 가옥의 현관문, 출입문, 1·2·3층의 방문은 대부분 잠겨있었기 때문에 해병 분대가 가옥 한 채를 개척하더라도 각종 문을 일일이 개척해야 했고, 이들은 이를 위해 추가적인 전투장비과 탄약을 휴대해야 했다.
바. 가옥은 촘촘히 붙어 있기 때문에 해병 분대의 소탕작전 시 적은 옥상을 통한 신속한 전투이탈과 증원(swarming)이 가능하였다.
이와 같은 사항은 곧바로 적지 않은 전상자로 연결되었고, 소부대 저변에 전투공포를 확산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전투공포는 전투원의 대담한 전투행동을 마비시키고, 또 다시 더 많은 전상자를 발생시키는 악순환으로 되풀이되었다. 이 사항은 ‘American Sniper’에 상세히 그려져 있다.
팔루자의 게릴라들은 다른 지역의 게릴라들과 유사한 무기체계로 무장했고, 전형적인 도시전술을 구사했다.
그야말로 NSTR(Nothing Significant To Report)이었다.
팔루자 게릴라들은 소화기, 수류탄, 각종 구경의 기관총과 RPG와 같은 로켓추진용 화기 등을 보유하였다.
이들의 무기체계를 표면적으로는 약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건물내부, 지하시설 등과 같은 고립되고 폐쇄된 지역에서 실시되는 근접전투에서는 충분한 물리적 전투력을 창출해낼 수 있었다.
또한 IED와 부비트랩과 같은 비정규적 수단과 결합될 때에는 심리적 공포까지도 자아낼 수 있었다.
이들이 구사한 전술은 고전적인 것이었다.
팔루자 게릴라 중 상당수가 그 지역출신이었다.
이로 인해, 이들은 팔루자 전체를 활용하여 일시적으로 전술적 수준에서의 이점을 점할 수 있는 전투지점을 선정하고, 장기 소모적인 근접전투를 전개해나갈 수 있었다.
이들은 다른 곳이 아니라 건물내부와 철수로 상에 있는 도로의 특정지점을 전투지점으로 선정했다.
전투지점으로 선정된 건물 내부는 요새화된다. 자신들의 퇴로를 제외하고 전방과 좌우·측방의 접근로상에 있는 창문, 문, 복도, 계단 등에는 건물 내부의 자재를 최대한 활용하여 부비트랩과 연계한 급조장애물을 설치하여 미 해병대의 접근을 거부했다.
팔루자의 게릴라들은 미 해병대가 현관문을 개척하고 가옥의 출입문으로 진입하기 위해 앞마당을 가로지를 때 2·3층의 창문을 이용하여 집중사격을 실시했다.
이어서 미 해병대가 가옥의 출입문을 개척하려고 할 때, 2층의 옥상에서 수류탄을 투척했다.
이후 미 해병대가 출입문을 개척하고 1층의 중앙 복도로 진입하려고 할 때,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과 1층의 중앙 복도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2층 방에 설치된 기관총으로 최저표적사를 실시했다.
그러고 나서, 철저하게 등화관제된 가옥 내부에서 가옥 내부의 구조물과 설치한 급조장애물을 활용하여 초근접전투를 실시했다.
앞마당에는 은·엄폐할 수 있는 지형지물이 없었고, 출입문 개척 시부터 가옥 내부 진입 시까지 해병 분대는 밀집되어 있었기 때문에 게릴라들의 집중사격으로 미 해병대는 상당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팔루자의 도시구조는 게릴라들의 전투행동에 유리하게 작용하였다.
팔루자의 가옥들은 블록 단위로 밀집되어 있었기 때문에 A건물에 위치한 분대는 벽에 가로막혀 수세에 처한 바로 옆 건물의 B분대를 신속하게 사격지원이나 증원할 수 없었다.
게릴라들은 팔루자의 도시 및 건물구조를 십분 활용하여 일시적인 전투력 집중, 즉 미 해병대와 교전하지 않는 지역의 게릴라들을 집결시켜 고립된 해병 분대들을 기습적으로 유린하고 전투현장을 신속하게 이탈하는 전술적 수준에서의 스워밍(swarming)을 지속적으로 전개했다.
고립된 해병 분대들을 지원하기 위해 도착한 증원병력이나 공격헬기는 절대로 이들과 조우할 수 없었다.
팔루자 게릴라들이 구사한 스워밍의 템포는 미 해병대의 템포를 훨씬 초과했던 것이다.
이것은 게리라들이 팔루자의 지형을 손금 보듯이 훤히 꿰뚫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반면, 전투지점에서의 근접전투가 치열하게 전개될 경우 팔루자의 게릴라들은 자신들의 전투력을 보존하기 위해 신속하게 철수했다.
이때 게릴라들은 자신들의 최초 전투지점, 철수로상에 부비트랩을 설치하여 미 해병대의 피해를 지속적으로 강요했고, 미 해병대 증원부대와의 물리적, 심리적 접적단절을 이루어냈다. 이들은 해병대가 형성한 전선과 수직을 유지하면서 팀 단위로 철수를 실시했다. 최단거리로 철수하여 미 해병대와 최단시간 내에 접적단절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이 철수간 미 해병대와 접촉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경우, 저격수, 최첨단 공격헬기나 곡사화력에 의해 궤멸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은 철수로를 신중하게 선정하고, 사전 예행연습도 실시했다.
철수로가 도로와 겹칠 경우, 이들은 미 해병대의 관측과 사계를 회피할 수 있는 지점까지 건물을 은·엄폐물로 삼아 수평으로 이동한 후 수직으로 신속하게 이탈하는 치밀함까지 보여주었다(이 방법은 사실 팔루자 게릴라들 중에 수준에 미치지 못했던 몇몇 팀들이 도로를 따라 철수하다가 미 해병 저격팀에게 궤멸된 후 나타났다).
근접전투 현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등하불명(燈下不明)의 전형적이 예이다.
미 해병대의 관측소가 배치되지 않거나, 기상 또는 기후의 영향으로 항공전력이 운용되지 않을 경우 지붕을 이용하여 철수하기도 했다. 이것도 게릴라들이 팔루자 도시 및 건물구조로부터 취할 수 있었던 이점 중에 하나였다.
팔루자의 게릴라들은 미 해병대 증원부대와의 접적단절이 실패할 경우도 대비하였다.
자신들을 추격하는 미 해병대의 추격부대를 회피하기 위해서 철수로상에 살상지대를 운용한 것이다.
게릴라들의 매복부대는 미 해병대의 추격부대가 접근하면 IED 폭발, RPG 공격, 중·소화기 집중사격 후 살상지대를 신속히 이탈했다.
미 해병대의 공격헬기는 조종사의 관측을 방해하는 촘촘한 건물을 활용하여 RPG 또는 대공용 기관총을 발사하고 사라져버렸다.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Hit & Run) 전술을 살상지대 전투에서 구사한 것이다.
미 해병대는 이와 같은 과정을 겪으면서 적지 않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근접전투에서 게릴라의 철수를 절대로 허용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미 해병대는 소탕작전 후 팔루자의 블록 외곽을 더욱 더 촘촘히 봉쇄하였다.
하지만 게릴라들의 저항은 줄어들지 않았다. 이것은 여전히 게릴라들이 미 해병대의 봉쇄망을 뚫고 철수 및 유입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당시 미 해병대의 봉쇄망을 뚫은 게릴라들은 제3의 공간인 땅굴, 하수도 등 지하시설을 이용했다고 생각한다.
이후 미 해병대는 게릴라의 철수와 증원 템포를 상실시키기 위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다.
치열한 근접전투가 전개되는 건물에 전차와 장갑차를 활용하여 진입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교전규칙(rules of engagement)을 수정한 것이다. 이것은 기계화부대를 이용한 일종의 충파전술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팔루자 게릴라들은 도시 및 건물구조를 최대한 활용한 도시전술을 구사하였다.
또한 이들은 자신들의 전술을 미 해병대와 싸우면서 진화시켜나갔다.
팔루자 전투 시 해병대 3대대 5중대 예하의 일부 분대는 분대장조와 부분대장조로 분리되어 운용되기도 했다.
당시 1개 분대가 소탕해야 할 건물의 수가 평균 50∼60개였기 때문에 보다 신속한 소탕을 위해 결정된 임시방편(臨時方便)이었다. 하지만 분대의 분리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 건물 내부에서 실시되는 적과의 근접교전에서 전투력의 우위를 달성하지 못해 상당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다.
당시 해병 분대는 12명으로 편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분대가 2개조로 분리되면 분대장조와 부분대장조는 각각 6명이 된다.
부분대장조 6명이 건물에 진입하다가 부상자 한 명이 발생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부분대장은 2명에게 부상자 응급처치 및 후송을 지시하고 자신을 포함한 나머지 3명은 현 위치에서 경계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건물 내부는 치열한 근접전투가 발생하는 전투공간으로 최소 2명으로 이루어진 2개조의 전투행동이 교대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3명으로는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공격부대의 기세가 둔화되면 눈치 빠른 게릴라들은 곧바로 공세로 전환한다.
부분대장조의 나머지 3명은 수적 열세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심리적 위축으로 게릴라들의 공세행동에 더욱 더 취약해진다.
이 상황에서 인접한 지역의 다른 분대나 조의 지원도 기대하기가 어렵다.
이들 또한 게릴라 소탕을 위해 이미 다른 건물로 진입한 상태이기 때문에 상급 지휘관으로부터 단편명령을 수령한 후, 다시 건물을 이탈하여 새로운 지역으로 투입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것 또한 도시 및 건물구조로부터 게릴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전술적 이점이다.
이런 이유로 게릴라들은 아군의 증원병력이 도착하기 이전에 건물 안에 고착되어 있는 나머지 미 해병 3명을 충분히 각개격파 할 수 있다.
분대장조 또는 부분대장조 규모로 팔루자의 건물지역에 투입된 미 해병대는 이와 같은 이유로 적지 않은 전상자가 발생하였다.
시행착오를 겪은 미 해병대는 더 이상 분대를 분대장조와 부분대장조로 분리하여 운용하지 않았다.
대신 돌격조, 지원조, 경계조 등 3개의 전투집단으로 구분하여 건물지역에서 분대전투를 실시하였다.
돌격조는 격실전투를 실시하는 전투집단으로 가장 많은 인원이 편성되었다.
돌격조에는 주로 소총수가 편성되었는데, 그 이유는 소총수가 휴대한 M계열 소총이 좁은 격실(방)에서 정밀조준사격에 적합했기 때문이었다.
반면, 자동화기사수는 화기특성상 정밀조준사격보다는 제압사격에 적합했고, 무엇보다도 총의 무게와 길이를 고려 시 좁은 격실에서는 신속한 전투행동이 제한되었기 때문에 돌격조에 편성되지 않았다.
돌격조 인원은 투입되는 건물의 구조와 크기에 따라 달라졌지만, 격실전투에는 상호 엄호가 가능하도록 최소 2명 이상을 투입한다는 원칙을 적용하여 돌격조의 전체 인원수를 선정하였다.
지원조는 돌격조를 근접지원하는 전투집단이다.
지원조에는 돌격조에 대한 근접화력지원을 위해 자동화기사수 한 명이 편성되었고, 돌격조가 봉착한 장애물(문, 급조)을 개척하기 위해 폭파공병 1명과 부상자에 대한 신속한 응급처치를 위해 의무병 1명이 추가적으로 배속되었다.
지원조는 신속한 근접지원을 위해 돌격조 후미에 위치했다.
경계조는 돌격조의 대담한 전투행동을 보장하기 위해 경계를 제공하는 전투집단이다.
이를 위해, 경계조에는 자동화기사수 한 명이 편성되었다. 경계조는 돌격조가 최초 진입지점으로 이동하기 전에 건물의 앞마당이나 옥상을 확보했다. 그리고 돌격조와 지원조가 건물 내부로 진입하면 최초 진입지점과 건물 전체에 대한 경계를 제공하기 위해 2명을 잔류시켰고, 나머지는 지원조 후미에 위치했다. 경계조는 돌격조와 지원조가 게릴라들을 소탕하는 동안 이들의 전투행동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모든 위험지역에 대해 경계를 제공했다.
이처럼 해병 분대는 건물지역전투를 수행하기 위해 3개의 전투집단으로 구분되었다. 각 전투집단은 임무에 따라 특정 인원과 화기가 지정되었고, 전투 시마다 팔루자의 도시 및 건물구조를 고려하여 각 전투집단의 인원수가 변동되었다. 또한 폭파공병과 의무병이 배속되어 분대급에서의 편조가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특이한 형태의 전투집단 편성은 도시지역과 같은 특수한 전장환경에서만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서 미 해병대의 예하 분대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투집단 편성은 전투기술과 연계되는 것이다.
당시 미 해병대가 돌격조, 지원조, 경계조의 전투집단 편성에 익숙하지 않았다는 것은 가변적인 3개의 전투집단을 운용하기 위한 근접전투기술이 구체적으로 발전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완성되지 않은 근접전투기술은 전투현장에서 서투른 전투행동을 야기시켰고, 결국 팔루자 초기 전투에서 전상자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우리도 분대장조와 부분대장조로 구분하여 운용하는 전통적인 분대전투에 익숙해져 있다.
건물지역전투에서는 2개가 아닌 3개의 전투집단이 필요하다.
각 전투집단은 METT-TC에 따라 인원, 장비, 화기가 가변적이다. 평소부터 숙달하지 않는다면 전시 우리의 보병분대들도 팔루자에서 미 해병대가 겪은 시행착오를 답습할 것이다.
도시지역에서 특정 가옥을 소탕하기 위해 이동하거나, A가옥을 소탕 후 B가옥으로 이동할 때 분대는 도로를 이용한다.
이때 게릴라들은 도로 주변의 건물 내부나 옥상에 은·엄폐하고 있다가 아군이 접근하면 창문 또는 옥상 난간의 구조물 등을 이용하여 기습사격을 실시한다. 따라서 도시지역에서 공자는 자신의 이점인 주도권을 쉽게 확보할 수 없다.
2003년과 2004년 미 해병대가 투입되었던 팔루자가 그랬다.
팔루자 시내의 도로는 좁았고, 그 주변은 밀집된 가옥들로 둘러싸여져 있었다.
이로 인해, 미 해병대원들은 전·후·좌·우뿐만 아니라 위(도로 주변 건물들의 창문과 옥상)와 아래(급조폭발물(IED)이 주로 설치되어 있는 도로 표면)에 대한 경계도 강화해야만 했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신출귀몰(神出鬼沒)한 팔루자 게릴라들의 기습사격은 미 해병대를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특히, 밀집대형으로 이동하는 미 해병분대는 더욱 그러했다.
수차례의 시행착오를 겪은 미 해병대는 전술적 이동 시 경계조, 돌격조, 지원조 순으로 구성된 2열 종대대형을 적용하였다. 이로 인해, 미 해병분대는 게릴라의 기습사격 시 경계조의 진입지점 확보, 돌격조의 건물 진입 및 내부소탕, 지원조의 근접지원 등 각 전투조의 일사불란(一絲不亂)한 전투행동으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미 해병분대는 2열 종대대형으로 이동 시, 교차경계 방식을 적용했다. 좌측 열은 전방, 우측 열이 접해 있는 건물들의 창문과 옥상, 후방을 경계했고, 우측 열도 동일한 방법을 적용했다. 이때 양측열의 전투원들은 오를 맞추지 않고 지그재그로 위치했고, 게릴라들의 수류탄 공격으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투원간 3∼5m의 간격을 유지했다. 미 해병분대 전진 방향의 우측방에서 게릴라들이 기습사격을 받을 경우, 좌측 열이 즉각조치사격을 실시하는 동안 우측의 전투원들을 좌측 열의 전투원들 사이로 신속하게 직선이동시켜 신속한 차후 전투행동을 전개하기 위해서였다.
만약 미 해병분대가 오를 맞춰 전진한다면 우측 열의 전투원들은 사격을 실시하는 좌측의 전투원들에 의해 고착되게 된다. 이때 우측 건물 2층이나 옥상에서 사격하는 게릴라들이 우측 건물 벽에 고착되어 있는 미 해병분대에 수류탄을 투척한다면 적지 않은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우측 열의 전투원들은 좌측 전투원들의 사격을 회피하면서 직선이 아닌 사선으로 맞은편 방향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우측의 전투원들의 이동거리가 증가하게 된다. 초근접전투에서의 1m는 전투원들의 생사를 가르기에 충분하다.
게릴라들이 미 해병분대의 좌·우측에서 동시에 기습사격을 가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때 우측 전투원의 사선 위에 좌측의 전투원이 위치하게 되고,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상호 사선상에 전투원이 위치하게 되어 우군간 사살(fratricide)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도시지역에서 분대가 2열 종대대형으로 이동 시 양개 열의 전투원들은 차후 신속한 전투행동을 취하기 위해 오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지그재그로 위치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각 열의 전투원들은 동료를 엄호하기 위해 교차경계 방법을 적용했다.
각 열의 선두는 각각 전방 건물 1층에서 돌출하는 게릴라와 도로상의 급조폭발물에 집중적으로 대비했다.
두 번째에 위치한 인원은 맞은편 건물의 옥상-3층 창문-2층 창문 순의 Top-down 방식으로,
세 번째는 두 번째와 반대로 2층 창문-3층 창문-옥상 순의 Bottom-up 방식으로,
네 번째는 세 번째와 반대로 Top-down 방식으로, 맨 마지막 인원은 후방(건물 1층 출입문-2층 창문-3층 창문-옥상)을 경계하면서 즉각조치사격을 준비했다.
이와 같은 교차감시 방법을 적용하여 미 해병분대는 전·후·좌·우·위·아래를 동시에 감시하면서 전술적 이동을 실시하였다.
미 해병대는 팔루자 전투에서 하향식과 상향식 방법을 모두 적용하였고, 아래와 같이 각각의 장점과 단점을 도출하였다.
1. 하향식 방식
장점은 게릴라들의 방어체계는 정규군의 상향식 공격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기습달성이 가능하다.
공격기세를 유지할 수 있다. 게릴라들의 퇴로를 차단할 수 있다.
반면, 단점은 일단 게릴라들과 근접전투가 시작되면 전투이탈이 극히 제한된다.
이미 1층 방으로 진입한 전투원이 뒷걸음질하거나, 등을 보이면서 2층으로 올라가기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또한, 부상자에 대한 신속한 응급처치나 후송이 제한된다.
급전전투가 발생하는 좁은 격실에서 아래서 위로 부상자를 후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 상향식 방법
장점은 게릴라들과의 접적단절이 가능하여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의 공세전환이 가능하다.
부상자에 대한 응급처치 및 후송이 용이하다.
단점은 게릴라들의 준비된 방어체계를 일일이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공격기세를 유지하기가 곤란하다.
게릴라들이 기 계획된 퇴로를 이용하여 접적이탈할 수 있다.
분대장은 하향식과 상향식 건물진입 방법의 장단점을 꿰뚫고, METT - TC 요소에 따라 현장에서 어떤 건물 진입방법을 적용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건물의 내부구조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면 건물진입 전 충분한 전술토의나 예행연습이 가능하여 건물 내부를 신속히 소탕할 수 있고, 아군의 희생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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