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줄평 - 다른 세계의 창을 보는 기회였고, 주어만 다를뿐 현상은 똑같다는거...
ㅇ 서문
-"희망을 말하지 않고, 희망을 세우지 않고, 가짜 희망에 기대지 않고, 희망없는 세계를 희망없이 돌파하는 그 사내의 슬픔과 고난 속에서 경험되지 않은 새로운 희망의 싹이 돋아나기를 나는 바랐다." 칼의노래
-공부를 열심히, 성실히 해야하는 이유는 의사로서 기본 지식을 함양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의사는 남의 몸을 가르는 면허를 부여받는 사람이다.
방대한 학업량과 공부에 대한 태도는 의사를 만들어가는 기초 자질 형성과도 연관된다.
엄청난 양의 공부를 열심히, 성실하게 하지 않으면 환자를 진료할 수 없다.
ㅇ 본문
ㅡ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예산은 정해져 있고, 얽힌 이해관계는 복잡한데다 군에서 개선이 시급한 사항은 이뿐만이 아니다.
자원배분에 순번을 정해야 한다.
ㅡ 우리나라 사람들은 응급의학과 외상외과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했다.
실전에 투입되어 수많은 중증외상 환자를 치료해온 주한미군의 군의관들만이 외상외과 의사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묻지 않았다.
ㅡ "네가 환자에게 가까이 접근할수록 환자를 살릴 기회가 많이질거야"
"매순간 환자와 연결되어 있어야해"
ㅡ 한국의 환자 이송시간은 평균 4시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전투지역과 다르지 않다.
미 독립전쟁때 현장에서 다친 병사를 야전병원까지 데려오는데 72시간, 제1차 세계대전은 8시간이 걸렸다.
제2차 대전때는 현장에서 후방외상센터까지 4시간, 한국전쟁에 이르러 1시간 30분, 베트남전쟁 때는 30분으로 단축시켰다.
헬리콥터를 사용한 덕분이었다.
ㅡ 미국의 외상센터에서 나는 민간과 군의 의료체계가 혼합되어 움직이는 것 또한 자연스럽게 배웠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온 후 주위 반응은 막막했다. "여기가 미국인줄 알아?" 한국에는 한국만의 '질서'가 존재했다.
ㅡ 서울은 런던에 비해 도로가 넓고 큰 광장을 가졌으며 관공서와 학교도 많다.
헬리콥터가 이착륙하기에 런던보다 조건은 더 나아보였다.
그러므로 런던에서 HEMS 가 날고 앉는 광경을 볼때마다 서울 도심에는 착륙할 데가 없어 헬기 운용이 적절하지 않다는 말이 나는 더 이해되지 않았다.
ㅡ 나라는 가장 좋은 시절의 청년들을 징병해가면서도 복무중 벌어지는 다양한 사고들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듯 보였다.
ㅡ 처음에 시스템을 배우려면 나사못 하나까지 그대로 복사해야한다. 그래야만 원래 취지가 왜곡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자국의 특성을 감안한다는 명분으로 방향을 달리해 도입하면 완전히 뒤틀려 엉뚱하게 바뀔수 있다. 따라하려면 완벽한 모방이 선행되어야 한다.
ㅡ 정책이라는 것은 워낙 거대해 방향을 쉽게 변경하기 어렵고, 기존 관행을 관성 법칙처럼 계속 끌고 가는 속성도 지닌다. 그러나 일단 방향을 정하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 어떤 힘보다 거대한 추진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래서 방향 설정은 정말 중요하다.
ㅡ '오로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생각한다는 소방의 고위 간부들과 실제 자신의 대원들이 항공 출동을 해서 잘못될 경우 떨어질 '책임소재'를 걱정하는 중간관리자급 간부들, 나와 현장으로 출동하고 있는 일선 '현장 대원들' 사이의 괴리
ㅡ 죽어버린 조직은 회생이 불가능하거나 재건하는데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 책임과 지난함은 '다음' 사람의 몫으로 남겨진다.
문제를 확산시킨 책임자들은 대부분 다른부서로 전출했거나 일부는 이미 퇴직했으므로 책임소재마저 아득해져 따져 물을 수조차 없다. 주인의식이 불분명한 조직들의 생리였다.
ㅡ 한국사회의 모든면이 늘 그러했다. 진실과 거짓 사이, 정치와 정리 사이
ㅡ 고귀한 임무를 수행한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에겐 보상이다.
ㅡ 세월호 참사는 결코 정부 부처 몇곳만의 문제로 발생한것이 아니다.
중증외상 의료 시스템이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것 역시 개별 병원이나 의료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국방, 예술… 문제 없는 곳이 어디 있겠는가
ㅡ 사실 나라 전체가 다 그러한데 몇명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만한 나이가 되었다.
ㅡ 사람은 자기가 사는 세계밖의 일을 잘 보지 못한다.
김태영 전 장관은 실제 전투에 투입할 장교들은 줄어드는데 관료화된 참모 조직만 비대해지는 군대는 썩은 군대라고 지적했엇다. 나는 그말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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