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미생활(색다른 자극 & 새로운 도전 & 다양한 경험)/독서 일지(인문, 사회, 경제, 과학 등)

<#10.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by leeesssong 2020. 7. 13.

 

 

 

ㅡ 궁극의 지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각자가 자신의 인생 전체를 관통하여 마지막에 반드시 얻게 될 삶에 대한 이해. 그 궁극의 지식은 몇몇의 책에서 단번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린 시절의 오해와 노년의 오만과 무수한 시행착오와 상실과 고통과, 그 속에서도 기어코 피어나는 작은 행복과 사랑하는 이의 부드러운 손과 깊은 눈동자와 내면의 고요.

그것들 속에서 우리는 삼각형과 사각형을 얻을 것이고, 마침내 인생의 마지막에 이르렀을때 삶이라는 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비로소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인간은 모두 자폐아다.

모든 의식적 존재는 자신의 마음안에 갇혀 산다.

이러한 결론은 엉뚱한 상상이 아니다.

서구의 관념론 철학 뿐만 아니라 고대 인도인들의 중요한 결론이기도 하다. 

그들은 이 세계가 자기 자신에 의해 재구성된 자아의 세계임을 지혜롭게 설명한다.

ㅡ 세계에 대한 두가지 견해가 있다.

어떤 이들은 세계가 자아와는 무관하게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믿는다.

반면 다른 이들은 세계가 자아와 독립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주관에 의해 해석된 무엇이라고 본다.

일반적으로는 첫번째 부류의 사람을 '실재론자'로, 두번째 부류의 사람을 '관념론자'로 이름붙여 구분짓는다.

ㅡ 한가지에 몰두하는 이유는 이들이 강한 의지의 소유자여서가 아니라 반대로 이들이 나약해서다.

현실에서의 경험이 부족하고 세계의 복잡함을 감당하기 어려울때,

이들은 나의 시야에 들어오는 무언가 분명해 보이는 것을 선택하고 이것에 집중하겠다는 단순한 전략을 세운다.

그래서 이들은 필연적으로 실패한다.

한가지 전략으로 대응하는 적처럼 우스워 보이는 것은 없다. 세상은 이들을 쉽게 쓰러뜨린다.

진짜 문제는 이들이 자신이 쓰러진 이유를 오해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재도전을 다짐하며 또 다시 이렇게 말한다. 예전의 나는 모든 것을 걸지 않았다. 

한가지에 모든 것을 거는 이가 실패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것은 포기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중간 어딘가에서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도 그것을 인정할 수가 없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만약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인정하면 지금까지 투자한 시간과 노력과 비용과 정성이 모두 헛수고가 되기 떄문이다.

그것은 나의 선택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말고의 문제를 넘어선다.

그것은 고집의 문제가 아니라 더이상 재기할 수 없음의 문제가 된다.

ㅡ 이제 당신은 그곳에서부터 다시 선택해야 한다.

계속 걸어갈 것인가 지금이라도 다른길로 갈것인가.

만약 당신이 한눈팔지 않고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이곳까지 왔다면, 그래서 당신에게 남는것이 없다면, 당신은 선택이 아니라 어쩔수 없음에 계속 걸어가야 할 것이다.

반대로 당신이 자신을 아끼면서 이곳까지 왔다면, 최선을 다하지 않고, 모든것을 쏟아붓지 않고 주위를 둘러보고,

걸어오는 동안 발견한 풍경들을 감상하며 이곳에 도달했다면, 당신은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기억해야하는 것은 길가를 둘러보며 여유있게 걷는다는 것.

그것은 한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가기 위해 신중히 걷는 것이다. 모든것이 마찬가지다.

 

ㅡ 세상이 나에게 골라보라며 펼쳐주는 것들, 진로, 직업, 사업, 종교, 신념, 목표, 미래

세상은 단한번도 당신에게 단 한가지만을 골라 그것에만 매진하라고 요구한적이 없다.

반면 당신에게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

'평생 먹고살 수 있는 하나의 전문직을 가져라'

'평생 의지할 수 있는 하나의 종교를 가져라'

'하나의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하라'

'언제나 노력하고 나태해지지 마라'

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한다. 이들은 자신에게 그것밖에 없는 빈곤하고 겁많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ㅡ 자아의 내면세계에서 시간은 우리의 상식처럼 하나의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다시 말해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사람은 자기만의 시간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어떤이는 현재에 살지만 다른 이는 과거에 살고, 또 다른 이는 미래에 산다.

과거에 사는 사람들은 후회와 그리움 속에 살아간다.

그의 과거는 강력하게 현재와 미래를 잠식하고 결과적으로 그의 인생 전체가 하나의 과거가 된다.

미래에 사는 사람들은 희망과 불안속에 살아간다.

그의 미래는 강력하게 현재와 과거를 잠식하고, 결과적으로 그의 인생 전체는 하나의 미래가 된다.

당신은 어떤사람인가? 어떤 시간을 살고 있는가?

ㅡ 성인이 된 후에는 고전의 의미가 즉각 다가온다. 체험때문이다.

그사람과의 설레던 만남, 달콤함, 부딪치는 생각의 차이, 권태와 멀어짐, 이러한 체험 속에서 우리는 만남과 헤어짐의 의미를 이해하게되고 눈동자는 깊어지며 내면으로 성숙해진다.

이러한 체험이 있었을때, 비로소 책 위에 쓰인 단어의 표면을 뚫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길어 올릴 수가 있다.

이해는 반드시 선후의 관계를 따른다.

ㅡ 어머니는 항상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선생님은 항상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미디어는 항상 성공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내가 그런사람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때, 나는 초조해졌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다만 먹고살기 위해 애쓰고, 해야할일들을 겨우 수습해가는 작고 평범한 사람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나는 안타까운 분노속에서 그 시작을 떠올려보려 애썼고 기억을 더듬어 갔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어린 시절 내가 되고싶은 사람은 훌륭한 사람도, 가치있는 사람도 아니었다.

나는 다만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웃을줄 알고 즐거워할 줄 아는 사람.

댓글